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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6 | 제18권 4호 <통권70호>

2025년 겨울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편집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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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M 40권 4·5호를 관통하는 내분비·대사 의학의 지형 변화
- EnM 부편집장 서울의대 조선욱

EnM 40권 4호와 5호를 연달아 넘기다 보면, 내분비·대사 의학이 지금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가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기술의 개입은 더욱 정교해지고, 대사질환의 이해는 조직 단위로 깊어지며, 갑상선과 골대사 질환의 위험도 평가는 점점 더 ‘개인화된 패턴’을 갖춰간다. 이번 두 호는 단일 연구의 나열이라기보다는, 내분비학이라는 거대한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수렴·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지도와 같다.

40권 4호에서 가장 먼저 눈을 끄는 글은 서울의대 공성혜 교수님이 발표한 “Incorporating Artificial Intelligence into Fracture Risk Assessment: Using Clinical Imaging to Predict the Unpredictable” (EnM 40:499–507)이다. 이 종설은 인공지능, 특히 딥러닝 기반 영상 해석이 어떻게 전통적 골절위험 평가—BMD, FRAX, Garvan—의 틀을 넘어서는가를 차분히 정리해낸다. X-ray·CT·DXA에서 추출되는 고차원 구조 신호를 통해 개인별 단기 골절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고, 생존곡선 기반 모델링과 Grad-CAM이 임상 해석을 돕는 방식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기술 도입의 한계와 규제적 고려 사항까지 균형 있게 언급함으로써, AI가 골대사 의학의 언어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낸 글이다.

같은 호의 또 다른 종설인 고려의대 김경진 교수님의 “From Bone Health to Lifespan: Pleiotropic Effects of Antiresorptive Agents” (EnM 40:508–516)은 항흡수제가 단순한 골다공증 치료제를 넘어 사망률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축을 탐색한다.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데노수맙에서 일관되게 관찰되는 생존 이득 신호는, 골대사 약물이 분자적·면역학적 ‘전신 조절자’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논문의 그래픽 요약이 EnM의 표지에 실렸다는 사실은, 지금 골대사 분야가 단순한 구조적 치료를 넘어 전신 의학의 일부로 재해석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대사·비만 분야에서는 한양의대 홍상모, 성균관의대 박철영 교수팀의 종설 “From Old to New: A Comprehensive Review of Obesity Diagnostic Criteria and Their Implications” (EnM 40:517–522)이 중심축을 잡는다. BMI 위주의 기존 체계가 지닌 한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면서, 기능적 장애와 생물학적 표지를 반영한 새로운 ‘Clinical vs. Preclinical Obesity’ 구분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 지표의 수치가 아닌 조직·기능의 손상을 질병 정의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움직임이며, 향후 비만 치료 전략에 방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이어 중국 Wei Xiao et al.의 “Metformin and Adipose Tissue: A Multifaceted Regulator in Metabolism, Inflammation, and Regeneration” (EnM 40:523–538)은 metformin을 지방조직 생물학의 중심축에 다시 놓는다. AMPK 의존·비의존 경로를 모두 포함하여 지방세포의 분화, ECM 재구성, 염증, 노화, 재생까지 폭넓게 조절하는 metformin의 작용이 기술되며, 약물 농도에 따라 상반된 생물학적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조한다.

대사질환 치료제가 단순한 ‘혈당 조절 장치’를 넘어 조직 수준의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약물임을 재확인시키는 글이다.

원저에서는 대규모 데이터 기반의 통찰들이 이어진다. 예를 들어 가톨릭의대 이정민 교수팀의 “Association between the Triglyceride-Glucose Index and Cardiovascular Risk and Mortality across Different Diabetes Durations: A Nationwide Cohort Study” (EnM 39:548–560)은 TyG 지수의 예측력이 당뇨병 이환 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규명한다. 특히 10년 이상군에서 위험 상승이 가장 뚜렷해, 인슐린저항성의 임상적 해석이 보다 정교해져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당지질대사 외에도 치료 패턴을 보여주는 현실적 연구들이 포함되어 있다. 가톨릭의대 김미경 교수팀의 “The Severity of Diabetes and the Risk of Diabetic Foot Amputation” (EnM 39:574–582)은 당뇨병 중증도—인슐린 사용, 망막병증, 이환 기간—가 절단 위험을 좌우함을 명확히 제시한다.

한편 연세의대 강은석 교수팀의 “SGLT2 Inhibitor Enhances Hepatic Gluconeogenesis and Reduces Lipid Accumulation via AMPK-SIRT1 Activation and Autophagy Induction” (EnM 39:583–597)은 dapagliflozin의 간 대사 개선 효과를 분자 경로 수준에서 규명하며, SGLT2 억제제의 작용 범위가 혈당 조절을 넘어 간 지방질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갑상선 분야 역시 두 호에서 두드러진 비중을 차지한다.
4호에서 울산의대 나동규 교수팀은 “Risk Stratification of Thyroid Nodules Diagnosed as Follicular Neoplasm on Core Needle Biopsy” (EnM 40:610–622)에서 CNB IVb 아형이 강력한 악성 예측인자임을 입증한다.

이어서 울산의대 김원구 교수팀의 “Comprehensive Proteomics and Machine Learning Analysis to Distinguish Follicular Adenoma and Follicular Thyroid Carcinoma from Indeterminate Thyroid Nodules” (EnM 40:623–636)은 17개 단백질 기반 패널로 FA·FTC·BN을 높은 정확도로 분류해내며, 향후 진단 프로세스의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을 제시한다.

5호로 넘어가면, 갑상선암 진단의 또 다른 축이 등장한다. 서울의대 박영주 교수팀은 “Comparison of Ultrasensitive and Highly Sensitive Assay to Predict Stimulated Thyroglobulin Levels Using Unstimulated Levels in Differentiated Thyroid Cancer Patients” (EnM 40:759–771)에서 ultrasensitive Tg가 민감도 측면에서는 우수하지만, 특이도 감소로 인해 biochemical incomplete response 비율이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임상적 사용 환경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한다.

또한 성균관의대 정재훈 교수팀의 “Clinical Outcomes of Follicular Thyroid Carcinoma Did Not Significantly Differ according to Tumor Size in an Iodine-Excessive Country” (EnM 40:772–780)는 소형 FTC에서도 예후가 반드시 양호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크기 중심의 위험 분류가 지닌 제한성을 드러낸다.

골대사 분야에서는 5호에 실린 아주의대 정윤석 교수팀의 “Effects of Sequential Anti-Resorptive Agents on Bone Mineral Density Following Denosumab Withdrawal (MAXCARE Study)” (EnM 39:748–758)이 특히 실용적이다. 데노수맙 중단 후 어떤 후속 요법이 골밀도 감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지를 비교하며, alendronate·zoledronic acid·calcitriol 병용이 가장 강력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실제 진료에서 “데노수맙 이후 전략”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된다.

마지막으로 5호에 실린 한림의대 허선 교수님의 종설 “How Can Clinicians Leverage Vibe Coding for Machine Learning and Deep Learning Research?” (EnM 40:659–667)은 의료 AI 연구의 지형을 바꾸는 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딩을 몰라도 ML·DL 모델을 구성하고,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자연어 기반 접근법은 연구 환경의 민주화를 촉진하며, 임상의가 연구자로 재도약할 수 있는 문을 크게 연다.

두 권을 함께 놓고 보면, 내분비대사 의학은 세 가지 변화—정밀화, 구조화, 그리고 기술 통합—을 향해 가속하고 있다. AI는 진단의 패턴을 바꾸고, 대사 이해는 조직 단위로 재설정되며, 갑상선·골대사 분야에서는 위험 예측의 분해능이 점점 더 미세해지고 있다. 기술과 생물학, 임상과 기초가 겹쳐지는 지점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지금, EnM 40권 4·5호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가장 생생하게 담아낸 호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