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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9 | 제19권 3호 <통권73호>
2026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Webzine No.49 | 제19권 3호 <통권73호>
2026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이재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뉴바이올로지학과, 의생명공학부 부교수
대사 조절의 이상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다양한 대사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대사 조절 이상은 주요 대사조직의 항상성 이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단백질 항상성(proteostasis)의 이상이 대사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단백질 항상성의 이상은 소포체 및 미토콘드리아 스트레스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이를 해소하고 세포 내 신호전달 인자의 양과 활성을 조절하는 데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biquitin–proteasome system, UPS)과 리소좀(lysosome)을 통한 단백질 분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7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유비퀴틴(ubiquitin)은 E1, E2, E3 세 종류 효소의 순차적인 작용을 통해 타겟 단백질에 결합한다. E1 효소는 유비퀴틴 활성화 효소(ubiquitin-activating enzyme)로, ATP를 이용하여 유비퀴틴을 활성화한 후 E1과 유비퀴틴 사이에 공유결합인 thioester bond를 형성한다. 활성화된 유비퀴틴은 유비퀴틴 접합효소(ubiquitin-conjugating enzyme)인 E2로 전달되며, 최종적으로 유비퀴틴 연결효소(ubiquitin ligase)인 E3의 작용을 통해 타겟 단백질의 라이신(lysine, K) 잔기에 공유결합된다. 유비퀴틴은 결합 형태에 따라 다양한 세포 내 신호로 작용하며, 대표적으로 유비퀴틴의 48번 라이신(K48)을 통해 형성된 polyubiquitin chain은 타겟 단백질을 26S proteasome으로 유도하여 분해되도록 한다.
타겟 단백질에 결합된 유비퀴틴은 탈유비퀴틴화 효소(deubiquitinating enzyme, DUB)에 의해 제거될 수 있다. 특히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와 DUB는 높은 타겟 특이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특정 단백질의 양과 활성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약물 타겟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사 조절 및 대사질환과 관련된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와 DUB는 다수 보고되어 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예로, 지방 대사 조절에 중요한 전사인자인 SREBP1/2의 단백질 안정성이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인 FBXW7에 의해 조절됨이 보고되었으며 [1], 콜레스테롤 합성의 주요 효소인 HMG-CoA reductase(HMGCR)는 DUB인 USP20에 의해 탈유비퀴틴화되어 단백질 안정성이 증가함이 보고되었다 [2].
본 연구실에서도 E3 유비퀴틴 연결효소 복합체의 구성 단백질인 cereblon(CRBN)이 뇌의 시상하부 뇌실곁핵(paraventricular nucleus of the hypothalamus, PVN)의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전사인자인 SIM1/ARNT2의 유비퀴틴화 및 단백질 분해를 조절함을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조절 기전이 섭식행동과 비만 발생에 중요하게 기여함을 확인하였다.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와 DUB 연구의 주요 난점 중 하나는 이들과 상호작용하는 타겟 단백질을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단백질 간 상호작용은 co-immunoprecipitation 또는 pull-down assay 후 예상되는 타겟 단백질을 Western blotting으로 확인하거나, LC-MS(liquid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를 이용하여 새로운 상호작용 단백질을 발굴하는 방법으로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결합력이 약하거나 매우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근접 표지 분석법(proximity labeling assay)의 개발을 통해 특정 단백질 주변에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까지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근접 표지 분석법에서는 관심 단백질(bait protein)에 BioID, TurboID 또는 APEX와 같은 표지 효소를 결합시켜 발현한 후, 세포 내에서 bait protein 주변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biotin 등으로 표지한다. 이후 biotin이 표지된 단백질을 streptavidin beads를 이용하여 농축하고 LC-MS로 분석함으로써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근접 단백질 및 잠재적인 상호작용 단백질을 발굴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근접 표지 분석법을 이용하여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인 TRAF6, RAD18 및 CHIP 주변의 단백질을 분석하고 새로운 잠재적 타겟 단백질을 발굴한 연구들이 보고되어 있다 [3].
단백질 항상성 유지와 세포 내 신호전달 인자의 활성 조절에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와 DUB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이 대사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져 왔다. 그러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인자와 달리 E3 유비퀴틴 연결효소와 DUB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타겟 단백질을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proximity labeling을 비롯하여 다양한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향후 E3/DUB의 새로운 타겟과 대사 조절 기전을 규명하는 관련 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