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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9 | 제19권 3호 <통권73호>
2026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Webzine No.49 | 제19권 3호 <통권73호>
2026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홍준화 을지의대
전재한 경북의대
대한비만학회 ICOMES 2026은 지난 9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Conrad Seoul과 Fairmont Ambassador Seoul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는 약 1,500명의 국내외 참석자가 참여하였으며, 두 호텔을 동시에 학회장으로 운영하고 Asia-Pacific Diabetes and Obesity Study Group(APDO)과 공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규모와 학술적 외연 모두 한층 확대되었다.
학술간사로서 프로그램을 직접 준비했던 만큼 이번 학회는 단순히 강의를 듣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고민하며 구성한 세션들이 실제 토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여러 훌륭한 강의 가운데 특히 몇 가지 주제가 기억에 남았다.
첫 번째는 Samuel Klein 교수의 Plenary Lecture, “Metabolic Heterogeneity of Obesity”였다. 같은 BMI를 가진 환자라도 대사적 위험은 크게 다를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단순한 체지방량이 아니라 지방의 분포와 지방조직의 기능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피하지방이 에너지를 안전하게 저장하지 못하면 지방이 간이나 골격근 등 비지방조직에 축적되고, 이는 인슐린저항성, MASLD,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대사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 강의는 앞으로의 비만 진료가 BMI 중심에서 벗어나 내장지방, 지방간, 근육량, 대사질환과 합병증을 함께 평가하는 보다 정밀한 접근으로 가야 함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이러한 임상적 이질성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세포 수준에서 보여준 강의가 Susanne Mandrup 교수의 “Adipose Tissue Plasticity in Health and Disease at Single Cell Resolution”이었다. 지방조직은 단순히 에너지를 저장하는 조직이 아니라 adipocyte뿐 아니라 progenitor cell, immune cell, vascular cell 등 다양한 세포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변화하는 매우 역동적인 장기이다. 특히 single-cell 및 single-nucleus 분석을 통해 비만과 체중 변화에 따라 지방세포의 subtype과 상태, 면역세포의 구성과 세포 간 상호작용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최근에는 체중감량 후에도 지방조직의 일부 세포·분자적 특징이 지속될 가능성까지 제시되고 있어, 비만의 ‘기억’과 체중 재증가를 이해하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결국 지방조직의 양뿐 아니라 어떤 지방조직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조직이 얼마나 건강하게 remodeling될 수 있는가가 대사 건강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김민선 이사장님의 Presidential Lecture “Decoding the Hypothalamic Signaling Pathways Underlying Obesity, Aging, and Leanness”는 시선을 지방조직에서 뇌로 옮겼다. 시상하부는 영양상태와 호르몬 신호를 감지하여 식욕과 에너지 소비, 체중을 조절하는 중심 기관이며, Primary cilia가 단순한 세포 구조물이 아니라 leptin을 비롯한 대사 신호를 통합하는 signaling platform으로 기능하며, 그 이상이 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들은 에너지 항상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게 하였다. 이번 강의에서는 비만뿐 아니라 노화와 운동에 따른 시상하부의 변화까지 함께 다루어, 체중 조절이 말초 대사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전신 장기 사이의 정교한 네트워크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
Kohjiro Ueki 교수의 Keynote Lecture “Toward Precision Medicine Based on Clinical Trials and Real-World Data in Japan” 역시 인상적이었다. 비만과 당뇨병 환자를 하나의 평균적인 집단으로 바라보는 대신, 임상시험과 실제 진료현장에서 축적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하여 어떤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한지를 찾아가는 precision medicine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무작위 임상시험이 치료 효과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근거를 제공한다면, real-world data는 연령, 동반질환, 약제 사용 양상 등 실제 환자들의 다양성을 반영한다. 두 종류의 근거를 결합하는 것은 결국 ‘평균적인 환자’를 치료하는 의학에서 ‘개별 환자’를 위한 의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Vanita R. Aroda 교수의 “The GLP-1 RA+ (R)Evolution: Transforming Care while Keeping Patients at the Center”였다. 최근 GLP-1 및 GIP/GLP-1 기반 치료는 과거보다 훨씬 큰 체중감량을 가능하게 했고, 비만 치료의 목표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얼마나 체중이 줄었는가”가 아니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지방간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 치료를 얼마나 지속해야 하는지, 그리고 체중 감소 과정에서 근육과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keeping patients at the center’라는 메시지는 약물 효과가 강력해질수록 오히려 환자의 삶과 장기적인 치료 지속성을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KSSO–EASO Joint Symposium에서 다루어진 비만과 심혈관대사질환의 연계가 인상적이었다. 비만, 심부전, 이상지질혈증, MASH를 각각 분리된 질환으로 보기보다 하나의 연속된 cardiometabolic disease spectrum으로 이해하려는 흐름이 분명했다. 앞으로 비만 치료의 성공은 체중감량률만으로 평가하기보다, 환자의 심혈관·신장·간질환 위험을 얼마나 낮추고 장기적인 건강을 개선했는지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번 ICOMES에서는 APDO와의 공동 세션을 통해 adipose tissue biology, energy metabolism과 같은 기초 연구에서 실제 임상 치료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ICOMES가 이제 임상 비만학을 넘어 기초, 중개, 임상 연구를 아우르는 아시아의 중요한 학술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학술간사로서 이번 학회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세션 구성, 해외 연자 초청, 일정 조율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학회가 시작된 뒤에는 Conrad와 Fairmont를 오가며 진행 상황을 확인하느라 듣고 싶었던 강의를 모두 듣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의실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 세션 후에도 이어지는 질문과 토론, 포스터 앞에서 연구 결과를 논의하는 젊은 연구자들의 모습을 보며 그동안의 수고가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ICOMES 2026을 마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비만 치료가 이제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환자의 장기적인 건강과 삶을 변화시키는 치료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이번 학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ICOMES 2026을 오래 기억하게 할 가장 큰 이유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