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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5 | 제18권 3호 <통권69호>

2025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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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TA -Nagataki Prize 수상

김원구

김원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수상 관련 질문
  • AOTA-Nagataki 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수상이 교수님께 어떤 의미로 다가오셨는지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AOTA-Nagataki Prize 수상은 제 개인적인 연구 여정을 넘어, 함께 노력해 온 동료 연구자들과 소속 기관에 대한 큰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갑상선학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이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지금까지의 연구가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 상은 저 혼자의 업적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 연구자들, 공동 연구에 참여해 주신 여러 교수님들, 저희 팀을 거쳐간 여러 젊은 연구자들과 연구실에서 함께 일하는 연구자들의 노력과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며 얻은 경험들이 모여 이루어진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랫동안 AOTA에서 활동하시며 학문적 발전과 후학 양성에 헌신해 오신 송영기, 김원배 교수님의 지도와 격려가 큰 힘이 되었음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번 수상이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갑상선팀을 대표하여 이루어진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갑상선학 연구와 환자 진료 향상에 기여하며, 학문적 교류와 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이 상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갑상선학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상자로 선정되신 배경이나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수상은 제가 그동안 진행해 온 갑상선암 관련 다양한 연구 성과를 인정해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임상적으로는 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추적 관찰에서 anti-thyroglobulin (Tg) antibody의 의미와 ongoing risk stratification에서의 적용, 경부 림프절 세침흡인 세포검사에서의 Tg 측정의 진단적 가치를 규명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lenvatinib과 sorafenib과 같은 tyrosine kinase 억제제의 다기관 real-world 연구들 및 이를 통한 예후 관련 바이오마커 연구를 수행하여 임상 진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국내 여러 기관의 교수님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연구를 완성할 수 있었으며, 이는 학문적 성과를 넘어 국내 갑상선 연구 네트워크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갑상선암과 관련 중개, 기초 연구로는 갑상선 여포암의 진단적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서 중심부 생검 결과에 대한 조직학적 세분화 연구와 LC-MS/MS 기반 단백질체 분석, Tg 요오드화 패턴 등 다양한 분자 마커를 연구해 왔습니다. 또한, cancer metabolism과 관련된 PHGDH, DAPK1, Mitofusin2 등 대사 조절자의 역할을 탐구하였으며, 종양 미세 환경에서 염증성 마커와 분비 인자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갑상선암의 진단, 예후 예측, 치료 표적 발굴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연구 여정은 궁극적으로 갑상선암 환자들의 보다 정확한 진단, 정밀한 위험도 예측, 그리고 개인화된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하는 것을 지향해 왔습니다. 이번 수상은 이러한 노력뿐 아니라, 여러 동료 연구자들과의 협업 성과가 국제적으로 의미 있게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상이 교수님의 연구 여정이나 진로에 어떤 변곡점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상을 받은 지 아직 2-3개월 밖에 되지 않아, 저의 연구 여정이나 진로에 있어 어떤 변곡점이 될지는 명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의 길을 더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기존의 훌륭한 수상자들에 비해 비교적 젊은 나이에 큰 상을 받게 되어, 앞으로 어떤 연구를 지속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학문 공동체에 기여해야 할지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을 출발점으로 삼아, 환자 진료와 연구, 그리고 학회 활동 모두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국제 갑상선학회(ITC) 관련 질문
  • 이번 제17차 세계갑상선학회(ITC)에서 수상 강연을 하셨는데요, 강연의 주요 주제와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이번 수상 강연에서는 제 연구 성과들 중에서 갑상선암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다양한 바이오마커 연구 성과들을 중심으로 소개하였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연구 여정은 분자적 발견과 임상 진료를 연결하는 중개하는 역할을 목표로 하며, 보다 정확한 진단, 정밀한 위험도 예측, 그리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한국 갑상선 연구의 위상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요?

    International Thyroid Congress (ITC)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며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을 번갈아가며 개최되는 권위 있는 국제 학회입니다. 이번 ITC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함께하면서, 한국 갑상선 연구의 국제적 위상이 매우 높다는 인상을 다시 한 번 받았습니다. 갑상선암 분야에서 내분비내과, 외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 여러 전문 분야 연구자들의 업적이 국제적으로 크게 주목받았으며, 특히 젊은 연구자들의 활발한 발표와 교류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번 학회가 브라질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남미 지역을 제외한 나라들 가운데에서는 한국 연구자들의 참여가 가장 두드러졌다는 점 역시 한국 갑상선 연구가 국제 학문 공동체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ITC의 분위기와 주요 이슈는 무엇이었나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이번 ITC는 전 세계 연구자와 임상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활발히 교류하는 매우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학술적으로는 AI를 활용한 갑상선 결절 영상 진단기술, 갑상선 호르몬 유사체의 대사 질환 및 재생의학적 응용 가능성이 Plenary 세션을 통해 집중 조명되었습니다. 또한, 저위험 갑상선암에서 30년간의 active surveillance 경험, thyroid organoid에 대한 연구 및 질환 모델링, 그리고 분자유전학과 면역학적 접근을 포함한 갑상선암의 최신 진단·치료 전략,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의 치료, 그리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가 주요 이슈로 다루어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 갑상선 연구자들이 모여 다학제적 협력과 젊은 연구자의 창의적인 발표가 두드러졌으며, 학회의 역동성과 학문적 깊이를 동시에 보여준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연구 및 임상 관련 질문
  • 그동안 교수님께서 집중해 오신 갑상선 관련 연구 중, 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연구 성과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동안의 연구들 가운데 임상 진료에 직접적으로 활용된 성과들로 생각나는 부분으로 몇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분화 갑상선암 환자에서 항갑상선글로불린항체(TgAb)가 양성인 경우 그 변화 양상을 추적함으로써 질병 경과를 예측하고 추적 관찰에 활용할 수 있음을 제시한 연구와 TgAb를 ongoing risk stratification 개념 포함한 연구가 있습니다.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분화 갑상선암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서 lenvatinib과 sorafenib을 비교한 다기관 real-world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두 약제 중에서 lenvatnib이 선호되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동양인 더 많이 발생하는 고혈압과 단백뇨와 같은 안정성 이슈를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TKI 시작 시기와 관련된 전이성 갑상선암 환자들에 대한 임상 연구를 통해 치료 전략 수립에 근거를 제시한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진료 현장에서 환자 맞춤형 관리와 치료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갑상선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최근 갑상선 질환 진단과 치료의 가장 큰 변화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분석과 분자유전학적 검사의 발전을 통해 보다 정밀한 진단과 위험도 예측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저위험 갑상선암에서의 active surveillance 확대,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 전략의 도입, 그리고 대사 질환 및 재생의학적 응용 가능성을 가진 갑상선 호르몬 유사체 연구가 중요한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연구 계획이나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과학적 질문이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조직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갑상선 여포암과 피막형 여포변이 갑상선 유두암에 대해 새로운 진단적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임상에 적용하는 것을 중요한 연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갑상선암 환자에서 어떤 환자가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에 가장 잘 반응할 수 있는지를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하고자 하며, 더 나아가 종양 미세환경과 면역 반응의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규명하는 연구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학문 후속세대 및 국제 협력 관련 질문
  • 후학들에게도 이번 수상이 큰 귀감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젊은 내분비내과 의사나 연구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 역시 아직 배워가는 젊은 연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학들에게 조언을 드린다기보다는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연구는 긴 여정이고 때로는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르지만, 임상 현장에서 느낀 작은 의문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탐구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학문은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동료 연구자들과의 협력과 멘토, 후배들과의 교류 속에서 배움과 성장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빠른 성과에 조급해하기보다는 차분하게 꾸준히 연구를 이어가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연구자 간의 협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국제 협력의 방향성은 어떤가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은 인구 규모와 질병 양상, 의료 환경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학문적 질문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다기관·대규모 공동 연구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축적하고, 서로 다른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또한, 젊은 연구자들이 교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학문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국제 협력이 단순히 연구 성과를 넘어서, 환자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문 공동체 전체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갑상선학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나 전략이 있다면 제안해 주시겠습니까?

    한국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갑상선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국제적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대규모 다기관 공동 연구와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임상 경험과 데이터를 세계와 공유하고, 이를 근거로 한 연구 성과를 국제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노력해 주고 계십니다. 둘째, 젊은 연구자들이 해외 연구자들과 교류하고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하여 차세대 연구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셋째, 임상·기초·융합 연구를 아우르는 다학제적 접근을 강화하고, 정부와 학회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한국 갑상선학은 앞으로도 국제 무대에서 중심적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