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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5 | 제18권 3호 <통권69호>

2025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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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학회 분과전문의 연수강좌

이지은

이지은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내분비내과

분과 전문의 연수강좌는 2022년부터 바닷가에서 진행되어 왔다. 인천, 부산, 제주에 이어 올해 제23회 분과 전문의 연수강좌는 2025년 6월 14일부터 15일까지 양일간 다시 인천에서 열렸다. 인천 네스트 호텔은 접근성이 뛰어난 장소는 아니지만, 고립된 듯한 예쁜 풍경 속에서 학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였다.

매년 내분비내과를 선택하는 내과 전공의의 수가 줄고, 최근 의정 사태로 인해 분과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는 전임의를 대상으로 한 이번 강의는 참석자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에 단순히 시험 준비를 위한 장을 넘어, 분과 내 다양한 세부 분야의 최신 지견을 공유할 수 있는 모든 내분비내과 분과 전문의를 위한 학술의 장으로 마련하고자 했으며, 실제로 많은 전문의들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첫째 날은 최근 큰 화두가 되고 있는 비만/고지혈증/MAFLD 세션으로 시작되었다. 비만은 단순한 체중 초과가 아니라 전신적 만성질환으로 이해해야 하며, 진단 시 BMI뿐만 아니라 장기 기능 이상 및 생활의 제약 여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최근 개발된 비만 약물은 효과적인 체중 감량과 합병증 개선에 기여하지만, 동시에 부작용·사회적 낙인·약물 남용 문제 등도 동반될 수 있어 환자와 의사 모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논의되었다. 특히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효과를 넘어 심혈관·신장질환, 간질환, 심부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임상적 유익성을 보였으며, 앞으로 적응증이 더욱 확장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서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님이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임상연구의 설계와 수행에 대해 집약적인 강의를 해주셨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나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참석자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며 훈훈한 분위기를 남겼다.

다음으로는 뇌하수체/부신 세션이 이어졌다. 다른 연수강좌와 달리 내분비내과 분과 전문의를 위한 보다 심화된 강의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실제 환자 증례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임상에 즉시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뇌하수체 관련 강의에서는 말단비대증의 기존 주사치료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최근 새롭게 도입된 경구용 octreotide capsule(OCC)과 경구용 nonpeptide SSTR2 agonist가 소개되었다. 이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개선하고 향후 치료 옵션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어 Subclinical primary aldosteronism의 중요성도 강조되었는데, 뚜렷한 고혈압이나 저칼륨혈증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으며, 혈압 상승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조기 인식과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Pheochromocytoma 및 Paraganglioma(PPGL)는 모든 경우 전이 가능성이 있으며 약 40%가 유전성과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고, 분자유전학적 분류가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다.

슬슬 허기가 질 무렵, 첫째 날 강의가 모두 끝나고 저녁 만찬과 친교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분과전문의 시험을 앞둔 전임의 전원이 참석하였고, 후배들의 앞날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내분비내과 전문의 선배들이 함께하였다. 2025년 신규 전임의들을 위한 연구비 수여식이 있었고, 다소 어색했던 분위기는 맛있는 식사와 와인, 그리고 재미있는 랜덤 자기소개로 빠르게 풀어졌으며, 신동엽 선생님의 뛰어난 무대 매너와 가창력은 전문 가수 못지않은 감동을 주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어 다양한 연배의 선배 의사 5명이 직접 내분비 의사로서의 삶에 대해 솔직하고 담백하게 경험담을 나누며, 평소 쉽게 물어보기 어려웠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 모든 순간들을 매끄럽게 이끌어 주신 두 분 사회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둘째 날은 내분비학의 미래에 대한 김남훈 미래이사님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개원의로서의 길에 대해 성공적으로 진료를 이어가고 계신 송민수 원장님께서 현실적이고 명쾌한 강의를 해주셔 다소 피곤했던 아침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후 본격적인 당뇨병 세션이 이어졌다. 전날 늦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자 모두 전문의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되는 강의에 집중하였다. 세션에서는 최근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CGM과 인슐린 펌프의 최신 업데이트를 비롯하여, 기존의 1형·2형·임신성 당뇨 외에도 새로운 당뇨병 분류를 위한 최근의 연구 성과가 소개되었다. 동일한 2형 당뇨병이라도 예후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분류의 발전은 환자 맞춤형 관리에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인슐린 분비와 감수성을 평가하는 다양한 지표와 검사법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당대사 연구 지표들을 다시 한번 복습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어진 골대사 세션에서는 뼈의 재형성과 치유 과정, 나이에 따른 구조적 변화를 포함한 골생물학의 핵심 원리를 배우고, 만성콩팥병 환자의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전략을 다루며 CKD-MBD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였다. 이로써 기초적인 학문적 이해뿐 아니라 실제 임상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또한 아직 명확한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MRONJ의 발생, 그리고 골다공증 치료제 투여 후 치과치료 시점에 대한 최신 지견이 공유되었다. 최근 보험 기준의 변화로 임상 현장에서 혼란이 큰 상황에서, 강의 후 활발한 논의가 이어져 현재의 이슈뿐 아니라 앞으로 내분비 전문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갑상선 세션이었다. 갑상선 질환은 내분비내과에서 당뇨병 다음으로 흔히 접하는 질환으로, 이번 강의에서는 결절이나 기능 이상과 같은 흔한 질환보다는 갑상선암 진단의 시작과 끝, 그리고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무력증의 병인부터 치료까지 폭넓게 다루어졌다. 특히 최근 표적치료제를 투여받는 암환자가 늘면서 이로 인한 갑상선 기능 이상도 증가하고 있어, 검사 시점·치료 기간·추적관찰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늘 모든 강의에서 최선을 다하는 좌장, 연자 선생님들이지만, 특히 분과 전문의 연수강좌에서는 동료, 후배를 위해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참석한 선배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은 후배 의사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후배들은 내분비내과를 선택한 것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연수강좌의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신 원종철 수련이사님, 편안하고 따뜻한 친교의 시간을 마련해주신 김남훈 미래이사님, 그리고 내분비학회를 든든히 이끌어주시는 홍은경 이사장님, 성연아 회장님, 유성훈 총무이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기다릴 만한 실속 있는 제24회 연수강좌를 2026년에 준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