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bzine No.45 | 제18권 3호 <통권69호>
2025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Webzine No.45 | 제18권 3호 <통권69호>
2025년 가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전재한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2025년 9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대한비만학회가 주최하는 국제비만대사증후군학술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n Obesity and Metabolic Syndrome, ICOMES 2025)가 개최되었다. 이번 학회에는 국내외 연구자와 보건의료 전문가 약 1300여 명이 참석하였으며, 21개국에서 511편의 초록이 제출되었다. 주제는 “From Cradle to Grave”로, 소아에서 노인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비만 문제를 조명하고 성별과 연령, 사회적 맥락에 따른 맞춤형 접근법을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기초과학과 임상연구, 영양과 운동, 정신건강과 정책까지 폭넓은 주제가 포함되어 비만을 다각도로 다루려는 학회의 노력이 잘 드러났다.
Plenary 및 Keynote 강연에서는 세계적 석학들이 비만과 대사질환 연구의 최신 성과를 공유하였다. 2025년 미국당뇨병학회 Banting Medal 수상자이기도 한 Steven E. Kahn 교수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의 임상적 교훈과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을 종합하였고, Gabriel Q. Shaibi 교수는 청소년기 발병 제2형 당뇨병의 원인과 결과 및 예방 전략을 다루었다. 이어 운동대사의 대가인 George A. Brooks 교수는 젖산 대사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근육과 간, 뇌를 잇는 대사적 연계를 설명하였고, 하버드대 김영범 교수는 뇌 내 렙틴 신호의 조절 기전을 발표하였다. 서울대 조영민 교수는 GLP-1 계열 차세대 치료제의 임상적 성과와 사회적 파급 효과를 정리하며 치료와 정책의 연결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핵심 연자들의 발표는 임상과 기초, 치료와 제도까지 포괄하며 비만 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대한비만학회가 10년째 발간해온 비만 팩트시트 특별 세션에서는 우리나라 비만의 현주소가 제시되었다. 최근 성인 비만율은 38%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었으나 여전히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비만 상태였고, 20~30대 젊은 남성에서 고도 및 초고도 비만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이 특히 강조되었다. 비만 성인은 비비만인에 비해 고혈압 1.9배, 당뇨병 2.1배, 수면무호흡증 5.2배 등 다양한 합병증 위험이 높았으며, 젊은 층에서는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부모 비만이 자녀 비만으로 이어지는 가족적 연관성도 확인되었는데, 부모 모두가 비만일 경우 자녀의 비만 위험은 5.9배로 증가하였다. 팩트시트는 비만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세대 간 건강 불평등의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정책 심포지엄에서는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김민선 이사장은 초고도 비만 환자부터 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으며, 서영성 회장은 비만 치료가 장기적으로 국가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국내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공론화한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Rising Star 세션에서는 기초 연구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국내외 젊은 연구자들이 지방조직 염증 조절, 신경회로, 엑소좀, 대사 리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주제의 최신 성과를 발표하였다. Oral Presentation에서도 창의적 연구들이 공유되며 비만 연구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학제적 심포지엄 구성은 학회의 주제를 잘 반영하였다. 미국 The Obesity Society (TOS) 연구자들과 국내 소아 비만 전문가들이 소아 진료지침과 정책 전략을 논의하였고, 여성 건강 세션에서는 청소년기, 임신기, 폐경기 여성의 비만 문제와 대사 건강이 다루어졌다. 노인 비만 세션에서는 근감소와 테스토스테론, 아시아 지역의 노인 비만 역학이 발표되었다. 기초 세션에서는 미토콘드리아, NuSH, 신경회로, 지방조직 생물학 등 최신 연구가, 임상 세션에서는 GLP-1 계열 신약, 정밀의학, 디지털 치료제, 운동·영양 중재, MASLD와 비만 합병증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한 EASO와의 공동 심포지움에서는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최신 치료 전략이 공유되었다. 이처럼 소아에서 노인, 여성과 남성, 기초와 임상, 정책과 사회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구성이 학회 슬로건을 실질적으로 구현하였다.
학술 프로그램 외에도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금요일 새벽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Fun & Run은 학회 참가자들이 한강을 달리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시간이 되었고, Taste Korea with ICOMES는 한국 전통 음식을 체험하며 문화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또한 금요일과 토요일 Luncheon Symposium 직전에는 운동위원회가 준비한 “Stand Up & Stretch” 시간이 진행되어, 참석자 전원이 음악에 맞추어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즐거운 분위기를 함께했다.
ICOMES 2025는 “From Cradle to Grave”라는 주제에 맞추어 생애주기 전반과 성별에 따른 비만 문제를 다루었으며, 기초과학과 임상연구, 정책과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포괄하는 다학제적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하였다. 지면을 빌어 훌륭한 학회를 위해 애써주신 김민선 이사장님, 서영성 회장님, 최성희 학술이사님, 이재혁 총무이사님, 학술위원과 운영위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