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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4 | 제18권 2호 <통권68호>

2025년 여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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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당뇨병학회 학술지 『Diabetes』 Associate Editor, 곽수헌 교수 인터뷰

곽수헌

곽수헌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 『Diabetes』의 Associate Editor 로 2년 이상 활동하고 계시는 곽수헌 교수님! 우선, 해외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시는 교수님을 인터뷰하게 되어 뿌듯합니다. 해당 저널은 어떤 분야에서 영향력이 있는 저널인지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Diabetes』는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에서 발간하는 대표적인 학술지로, 1952년에 창간되어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당뇨병 전문 학술지 중 하나입니다. 당뇨병의 병태 생리, 유전, 대사, 면역, 베타세포 생물학 등 기초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단순한 영향력 지수(IF)를 넘어, 수준 높은 기초 및 중개 연구를 발굴하고 소개함으로써 당뇨병의 과학적 이해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Diabetes 편집위원으로 위촉되시게 된 계기나 과정이 궁금합니다. 그동안의 연구 경력이나 활동 중 어떤 점이 선정에 기여했다고 보시나요?

    저는 2022년 12월부터 『Diabetes』의 Associate Editor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뇨병의 유전학과 정밀 의학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경력, 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로 발표한 유전체 및 오믹스 기반의 주요 논문들, 그리고 다국적 공동연구에서의 기여가 선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Broad Institute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의 연수 경험과 그곳에서 구축한 국제 연구 네트워크도 편집위원 위촉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 편집위원으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과 책임을 맡게 되시는지요? 어떤 기준으로 논문을 심사하거나 의사결정을 하시게 되나요? 통계 방법, 연구 윤리나 논문 내용, 임상적 의미 측면에서 어떤 점을 가장 중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ssociate Editor로서의 주요 역할은 제출된 논문 중 제 전문 분야에 해당하는 원고를 검토하고, 적절한 심사자를 선정한 뒤 그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편집 결정(recommendation)을 내리는 일입니다. 심사 시에는 연구 질문의 명확성, 실험 설계의 타당성, 분석의 정확성과 결과 해석의 객관성, 그리고 무엇보다 임상 및 과학적 의미를 중시합니다. 통계적 정합성과 윤리적 기준 충족 여부도 중요하게 봅니다.

    편집위원회 미팅은 매월 한차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 학술대회 기간 중에는 편집위원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저녁 식사와 별도의 대면 미팅이 마련됩니다.

  • 편집위원의 활동이 개인의 연구 활동이나 소속 기관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국제 학술 커뮤니티에서 한국 연구자들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시는지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국제 학술지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단순한 명예를 넘어, 연구자로서의 성숙과 균형 잡힌 시각을 기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의 연구 역량뿐만 아니라 소속 기관, 그리고 후속 세대 연구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연구자들의 국제적 활약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제는 글로벌 연구 생태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 이미 전공의 시절의 논문(Plasma retinol-binding protein-4 concentrations are elevated in human subjects with impaired glucose tolerance and type 2 diabetes, Diabetes Care)이 SCI 논문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가능했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하고 실질적인 tip 부탁드려요!) 논문 바로보기

    『Diabetes Care』에 발표된 첫 논문은 전공의 3년 차 시절,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팀워크로 수행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주제는 당시 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던 RBP4 단백질과 인슐린 저항성과의 연관성이었으며, 빠르게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정리하여 논문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점이 중요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아직 연구를 배우는 단계였기 때문에 공저자로서 큰 기여를 하기보다는 빠른 시간 안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 생애 첫 번째 논문 게재부터 현재에 이르는 교수님의 저널 활동에 있어서 굽이굽이 좌절했던 순간부터 ‘게재가’를 받기까지 수많은 세월속에 갖추어야 할 스킬과 멈추지 않는 열정의 소스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처음 논문을 쓸 때는 게재 불가(rejection)가 일상이었습니다. 한 논문을 5번, 6번씩 여러 저널에 제출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명확한 전달’이라는 점입니다. 자신의 가설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일관된 연구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전략이 논문 작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가장 개인적으로 애정하시는 논문이 있으실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논문은 2018년 『Diabetes』에 게재된 “Nonsynonymous Variants in PAX4 and GLP1R Are Associated With Type 2 Diabetes in an East Asian Population (Kwak SH et al., Diabetes. 2018 Sep;67(9):1892-1902).”입니다. 논문 바로보기

    이 연구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하여, 2형당뇨병 감수성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규명한 것입니다. 특히, 전엑솜서열분석을 통해 PAX4와 GLP1R 유전자에서 아미노산을 변화시키는 기능적 변이를 확인하고, 이러한 변이가 동아시아 인구에서 당뇨병 발생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밝혀낸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Broad Institute of MIT & Harvard와 보스턴에 위치한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 연수의 기간이 현재의 편집위원 위촉과 교수님의 우수한 논문 게재에 있어서 뒷받침이 되는 시간이었는지요? 향후 연수를 준비 중인 분들에게 연구와 논문 게재 등에 연속성 있는 시간을 위한 연수지 선택과 생활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Broad Institute와 MGH에서 보낸 2년은 제 연구 커리어에 있어 결정적인 시기였습니다. 단지 데이터 분석 기술뿐 아니라, 세계 각국 연구자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협업하는 방법을 배웠고, Diabetes 편집위원 위촉이나 다국적 프로젝트 참여에도 기반이 되었습니다. 연수를 고려하는 분들께는, 단순히 유명한 기관보다 자신의 주제와 맞는 멘토가 있는 곳을 선택할 것을 권합니다. 연구의 연속성을 위해 국내 데이터를 일부라도 가지고 가거나, 정기적으로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지원하는 PRIMED(Polygenic Risk Methods in Diverse Populations) 컨소시엄에 참여하시고 Precision Medicine in Diabetes Initiative에도 기여하신 바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의 서울대학교 만성복합질환 유전체 연구실과 궤를 같이하는 활동으로 보입니다. 그때의 활동도 같이 여쭈어도 될까요?

    PRIMED 컨소시엄과 Precision Medicine in Diabetes Initiative는 현재도 활발히 진행 중인 국제 공동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PRIMED 컨소시엄은 인종적 다양성을 반영한 다유전체 위험 예측 모델(polygenic risk score)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양한 인구 집단 간의 유전적 차이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참여하고 있는 연구는 주로 한국인 데이터를 글로벌 플랫폼에 연동시켜, 동아시아인의 유전 정보를 보다 정확히 임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현재 서울대학교 만성복합질환 유전체 연구실의 연구 방향과도 잘 맞아떨어지며, 국제 협력 기반의 정밀 의학 연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 젊은 연구자들이 다국적 연구팀과 협력, 국제저널 활동에 참여하거나 기여하기 위해 어떤 점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향후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함께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우선 한 분야를 꾸준히 연구하며 전문성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지속적인 성과는 자연스럽게 국제협력의 기반이 되며, 연구자로서의 신뢰를 높여줍니다. 또한,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과 소통하는 자세도 매우 중요합니다. 문화적 차이나 연구 접근 방식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배우고 협력하려는 태도는 국제 공동연구에서 큰 장점이 됩니다.

    앞으로 저 역시 유전체 기반 정밀 의학이 실제 임상에 보다 널리 적용될 수 있도록, 학제 간 융합 연구와 다국적 공동 프로젝트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