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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7 | 제19권 1호 <통권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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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풋 스캐너 및 이미지 판독시스템’의 ‘레드닷 어워드(Red Dot Award : Design Concept 2025)’ 위너(Winner) 선정

조재형

조재형 가톨릭의대

교수님, 안녕하세요. 먼저 ‘레드닷 어워드(Red Dot Award: Design Concept 2025)’ 위너 선정 소식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이번에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한 ‘메디컬 풋 스캐너 및 이미지 판독 시스템’은 어떤 기술이며, 어떤 Unmet needs 출발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이 기기는 크게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환자의 발을 모든 방향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오염될 수 있는 문제까지 예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이번에 상을 받은 메디컬 풋 스캐너는 바로 이런 목적에서 디자인된 기기입니다.

    촬영한 사진은 3D로 재구성하여 매핑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가지 기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디컬 스캐너는 우연한 계기로 아이디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어떤 공무원분이 본인은 “발을 봐 주는 의사와 발을 봐주지 않는 의사로 나눈다”는 의견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당뇨병 환자를 주로 진료하지만, 많은 환자 수를 보고 있다는 핑계로 발을 매번 확인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그때 “발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데이터 연결과 교육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람으로서, 발 사진을 찍어 플랫폼에 연결하면 더 좋은 진료와 예측, 예방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풋스캐너 이미지 판독 시스템 구축에 힘썼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3D로 완전히 재구성하고 빈 곳 없이 촬영하며, 찍은 사진을 의료진이 잘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발의 한 부위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지도처럼 구역별로 나눠 의료진 간 소통이 가능하도록 매핑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이 매핑이 가능하면 판독 시 정확한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이미지 판독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교육과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 레드닷 어워드는 혁신성과 사용성, 사회적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세계적 디자인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수상이 교수님께 갖는 의미와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레드닷 어워드는 혁신성, 사용성, 그리고 사회적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상입니다. 저희 메디컬 스캐너가 이 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저에게도 큰 영광입니다.

    저에 이 기기는 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플랫폼과 연결해 진료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큽니다.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자가 많아지고, 발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발 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발 문제로 절단까지 겪는 어려운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수상을 통해 이러한 기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 디지털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를 꾸준히 선도해 오셨습니다. 공학과 의학이 결합된 메디컬 풋 스캐너 개발에 이르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공학과 의학이 결합된 제품 개발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학 쪽에서는 unmet needs, 즉 충족되지 않은 의료적 요구를 잘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실제 기술로 구현하는 방법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학 분야는 기술은 잘 알지만,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당뇨병 환자가 많아지고, 발 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발을 살피지 못하는 의사로서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기술을 활용하면 짧은 진료 시간에도 발 사진을 빠르게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크리닝, 예측, 예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스캐너와 함께, 촬영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을 지도처럼 매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 의대생 시절부터 IT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후배들을 위한 책 『로드맵 임상내과학』 출간, 그리고 현재의 지식 공유·소통 플랫폼 ‘iKooB’ 대표로 이어지기까지의 여정을 시간 순으로 여쭙고 싶습니다.

    이 이야기는 매우 긴 스토리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6년, 본과 4학년 시절 의사 국가고시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외국 원서와 같은 의학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의학 지식을 지도처럼 시각화하고 싶어서, 당시 전체 임상 과목 내용을 손으로 하나하나 정리하며 “Medical Map with History”라는 책을 혼자 만들었습니다.

    그 후 인턴과 전공의 시절을 거치면서 이를 조금씩 구체화했으며, 전공의 4년 차 때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며 최종적인 컨셉을 확정하고 “Clinical Navigator in Internal Medicine”이라는 책을 만들었습니다. 이어 공중보건의사 시절, 가장 친한 친구들과 함께 2년간 작업하여 2004년 『Clinical Road Map of Internal Medicine』 1판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 임상강사 시절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해 2010년에 2판을 출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사람들이 각자의 작은 지식을 모으면 새로운 큰 지식으로 성장하고, 다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제공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식은 논문이나 특허가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2011년, 지식 공유 및 소통 플랫폼 ‘iKooB’를 설립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 2000년 전공의 시절, 의약분업으로 의료현장이 혼란스러웠던 당시 지도교수였던 윤건호 교수님의 제안으로 환자들이 기록한 인터넷 혈당 데이터를 웹에 올리는 ‘바이오 당’ 사이트를 직접 만드셨습니다. 웹사이트 보급 초기였던 시절, 어떤 문제의식과 각오로 시작하셨는지요.

    당시 저는 전공의 3년 차였고, 윤건호 교수님께서는 환자가 집에서도 혈당을 입력하고, 이를 의사가 확인하며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즉 지금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의 필요성을 일찍이 깨달으셨습니다.

    의약분업으로 의료현장이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당시 파업으로 병원을 떠나 있던 저를 부르셔서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을 말씀해 주셨고, 저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IT 개발을 직접 알지는 못했기 때문에 구현 자체를 할 수는 없었지만, 윤 교수님의 지인이 개발자로 참여했고, 저는 의사로서 의견을 제시하며 ‘바이오 당’을 만들고 이를 활용한 임상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것뿐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인터넷으로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은 윤 교수님의 문제의식이었고, 저는 여기에 공감하며 참여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iKooB에서 지식을 함께 모으고 데이터를 연결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인 닥터바이스(DoctorVice)와 랩커넥트(LabConnect)를 구축하고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 2004년, 『로드맵 임상내과학』 초판을 친구들과 함께 자비로 출판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공중보건의 시절의 시간을 쏟아부어 후배들을 위한 책을 만들게 된 동력과, 초판 출간까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먼저 1996년, 본과 4학년 시절, 우리는 왜 외국 원서 같은 책을 만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들이 시험공부를 하면서 모두 비슷한 테이블과 내용을 외우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 이를 잘 모아서 하나의 지도처럼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가 칠판의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판서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저것을 그대로 떼어 책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책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공의가 되고 지식이 쌓이면서 이를 다시 정리했고, 공중보건의 시절 여러 비용을 모아 초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출판을 위해 미국과 영국도 다녀오며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의 한 출판사에서 우리의 뜻을 이해하고 함께 출판을 진행해 주면서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당시 우리는 많은 임상 이미지를 활용해 파워포인트로 처음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컴퓨터 사양이 낮아 파일 하나를 여는 데 15분씩 걸리기도 하고, 수정 후 저장하는 데도 몇 분씩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술을 잘 몰라 무식하게 진행한 실수도 있었지만, 결국 400페이지에 해당하는 원고를 외장하드에 담아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파워포인트로는 출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편집자들은 의학적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지도처럼 구성된 책을 편집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결국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해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게 되었고, 저는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익힌 뒤 3개월 동안 400페이지를 다시 작업했습니다. 차례부터 인덱스, 그림까지 모두 직접 만들었고, 그렇게 『Clinical Road Map of Internal Medicine』 1판이 탄생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의 열정과 몰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다시 하라면 쉽지 않겠지만, 그때는 정말 이 책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열망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열정과 노력으로 해낼 수 있는 한계를 경험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 2006년 시작된 가톨릭대학교 헬스케어사업단 활동은 이후 창업의 중요한 밑거름이 라 생각되는데요 당시만 해도 E-헬스케어, U-헬스케어, 스마트 헬스케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는데요.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던 연구 성과들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윤건호 교수님께서 유헬스케어 사업단을 만드셨고, 저는 사무국장을 맡았습니다. 2000년부터 구축해 온 바이오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임상연구를 수행하며,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헬스케어를 확장할 수 있는 기관의 필요성을 느끼셨습니다.

    당시 ‘유헬스’라는 용어는 존재했지만 보편화되기 전이었고, 저희 논문에는 최초로 ubiquitous라는 용어를 넣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 사업단은 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로 발전했고, 현재 저는 윤건호 교수님에 이어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바이오 당을 기반으로 진행한 주요 연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3개월 연구: 바이오 당을 활용해 의사가 환자를 관리·모니터링할 경우의 단기 효과
    • 30개월 연구: 장기적 활용 시의 효과
    • 모바일 헬스케어 연구: 스마트폰 활용 시 효과
    • 경제성 연구: 사회·의료 비용 절감 가능성
    • PDA 기기 활용 연구: 지방에 있는 환자를 큰 병원 전문가가 관리할 수 있는 전달체계 구축 가능성

    이 과정에서 여러 기관과 기업과 협력하며, 만성질환 관리와 케어를 위한 헬스케어 플랫폼은 결국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구조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닥터바이스(DoctorVice)와 랩커넥트(LabConnect)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후 닥터바이스를 활용해,

    •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를 교육하는 효과 연구
    • 통증을 의료진이 모니터링하는 효과 연구

    등 다양한 플랫폼 기반 연구를 진행하며, 실질적인 헬스케어 플랫폼의 효과를 검증해왔습니다.

  • iKooB 창업 과정도 인상적입니다. 2010년 8월 출판사로 상표 등록을 하고, 2011년 개인사업자, 2012년 법인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반적인 IT 기업 이미지와는 다른 출발인데요. 출판사로 상표를 등록하신 이유와 그 선택의 의미를 설명해 주시죠.

    먼저 iKooB라는 이름에 대해 설명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iKooB는 book을 거꾸로 쓴 것입니다. 즉, 작은 지식을 모아 하나의 책을 만들어내듯, 사람들이 가진 작은 지식들을 모아 하나의 지식으로 구축하고, 이를 많은 사람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정보와 지식을 모아 책을 만드는 과정과 그것을 출판하는 과정을 플랫폼으로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창업 초기부터 iKooB 상표를 출판사로 등록했고, 사실 iKooB 자체를 하나의 출판사로 보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모아 하나의 책을 만들고, 이를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 이는 지금의 닥터바이스(DoctorVice)와 랩커넥트(LabConnect)의 철학과도 같습니다.

    닥터바이스는 많은 컨텐츠를 의사가 활용해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고, 이를 환자에게 제공하여 환자마다 자기만의 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돕습니다.

    랩커넥트는 수많은 기기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해, 다시 환자에게 제공되는 데이터 기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즉, 정보를 잘 모으고 편집하여 하나의 결과물로 제공한다는 면에서, 지금도 저는 여전히 출판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iKooB는 ‘흩어진 지식과 정보를 체계화해 사회에 공유한다’는 철학을 가진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회사의 비전과 핵심 사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책을 만들고 출판한 경험과 헬스케어 관련 연구 경험을 iKooB의 철학에 적용해, 하나의 비전으로 사업들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선생님들이 만든 컨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의사가 진료실에서 활용하며 개별적인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닥터바이스(DoctorVice)입니다.

    닥터바이스는 많은 컨텐츠를 의사가 활용해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고, 이를 환자에게 제공하여 환자마다 자기만의 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다양한 스마트 의료기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연결·연동해 통합적으로 모으고 분석하는 시스템이 랩커넥트(LabConnect)입니다.

    즉, 저희는 많은 의학적 정보와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의사에게 제공하며, 의사는 환자에게 연결하고, 환자는 다시 본인의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 데이터 에코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에코시스템을 사업화하는 것이 iKooB의 핵심 목표입니다.

  • 2013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수 당시, 오히려 더 큰 비전을 품고 돌아오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 시기의 경험이 이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제가 스탠퍼드대학교로 연수를 가게 된 것은 iKooB 창업과 그 연장선에서였습니다. 스탠퍼드 옆에는 실리콘밸리가 있어, IT 회사 창업자이자 연구자로서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싶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헬스케어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고, 작은 지식을 모아 책을 만드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차원에서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현지에서 만난 한 대표님이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왜 헬스케어 시스템을 하지 않느냐?"

    당시 저는 헬스케어가 매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연구와 논문은 진행했지만, 실제 상용화는 어렵고, 한국 내에서는 원격 진료 오해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힘든 분야이고, 열심히 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적다”라고 솔직히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대표님은 말씀하셨습니다.

    • 제가 현직 의사이자 당뇨병 전문가이고,
    • IT 회사 대표로서 기술과 기기 분야를 이해하며,
    • 학회 활동을 통해 의사의 네트워크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점,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은 전 세계에도 거의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헬스케어는 이해관계가 다양한 스택홀더가 부딪히는 분야지만, 저는 이를 조율할 능력이 있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캠퍼스를 걸으며 다시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당뇨 앱을 만들어 경쟁하는 것도, 서버를 새로 구축하는 것도, 기기를 만드는 것도 모두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떠오른 경험은, 환자에게 종이에 그림을 그려 설명해 주던 과거 경험이었습니다. 환자가 그 자료를 가지고 돌아와 약을 잘 사용하던 경험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여기서 착안해, 많은 콘텐츠를 모아 환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제공하고, 약간의 정보를 추가한 후 디지털화하면 의미 있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깨달음이 계기가 되어, 한국에 돌아와 교육 중심의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 2015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한 ‘복합만성질환자 대상 원격 모니터링 연구’의 세부책임자로 참여하셨습니다. 해당 연구의 내용과 의의를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전 연구들은 주로 3차 의료기관의 당뇨병 전문가가 환자를 관리했을 때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다음 질문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당뇨병 전문가가 아닌 1차 의료기관에서도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를 관리하면 효과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 과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논문으로 발표되었고, 많은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환자를 원격 모니터링으로 관리할 때 효과가 충분히 나타난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현재 여러 원격 관리·모니터링 서비스의 주요 근거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1차 의료기관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 2020년, 아이쿱 클리닉과 환자용 플랫폼 ‘헬스쿱’을 통해 2,000여 개의 교육자료를 공유하고, 환자 건강 데이터를 진료에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셨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도와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저희는 2017년부터 아이쿱 클리닉 구축을 시작했고, 2018~2020년 동안 사용이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이쿱 클리닉은 의료진용, 환자용은 헬스쿱으로 구분하여 운영했습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환자에게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개별화된 환자 맞춤형 콘텐츠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 결과 2,000여 개 이상의 교육 자료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당시 많은 선생님과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닥터바이스(DoctorVice) 플랫폼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 의사가 교육과 진료를 진행하고,
    • 교육 콘텐츠를 환자에게 전달하며,
    • 환자 데이터와 연동되어 다시 교육과 관리에 활용되는 구조

    이는 기존 임상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헬스케어였으며,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사업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 2025년 5월, ‘닥터바이스’는 국내 최초의 EMR 연동형 만성질환 환자관리 플랫폼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전자의무기록, 심평원 API, 환자용 앱을 모두 연결하는 허브 스테이션 역할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비대면진료 제도가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기대와 함께 우려되는 지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닥터바이스(DoctorVice)’라는 이름에는 의사의 Advice와 Device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의사가 교육용 콘텐츠와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에게 교육하고, 환자의 데이터가 다시 의사에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플랫폼 구축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EMR 연동은 필수적이었고, 보건복지부에서도 1차 의료기관에서 교육용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권장했습니다. 이후 심평원 시스템과도 연동하면서,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전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비대면 진료(Telemedicine)와 Tele-education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기대되는 점은, 이 플랫폼을 통해 많은 병원이 효과적으로 환자를 교육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비대면 진료에서는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화면으로 얼굴만 보는 진료로 끝나면 진정한 의미의 관리와 예방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더 나은 플랫폼과 기능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현재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이자 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장을 맡고 계십니다. 의료인이자 IT 기업 대표로서 20년 넘게 변화의 한가운데를 지나오셨는데요.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스마트 헬스케어의 방향과 비전을 들려주세요.

    예 저는 내분비내과 교수, 스마트헬스케어센터 센터장도 맡고 있고 IT 회사 대표도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헬스케어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면서 관련된 연구와 또 방향성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IT 회사의 대표로 15년 동안 역할을 해오면서 데이터의 연결 방법, 데이터의 흐름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도 좀 더 잘 이해함으로써 스마트 헬스케어의 발전 방향을 좀 더 잘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스마트 헬스케어가 발전돼야 하는 방향은 인공지능과 IT 기술을 활용하여 많은 질환자들이 질환 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것이 또한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함과 동시에 불필요한 사회-의료 비용을 좀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의료인, IT 대표, 관련분야 연구자 등 여러 입장을 통해서 스마트헬스케어가 좀더 실질적으로 활용이 되도록 하는 근본적인 플랫폼 또는 운영체제를 잘 구축해서 운영함과 동시에 여러 기업들이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저의 비전이자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 AI 시대를 맞아 헬스케어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후배 의사들과 동료 의료진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마지막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2007년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헬스케어 분야도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AI 시대가 되면서 AI가 헬스케어에 많이 접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의사가 필요 없지 않느냐? 라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 또 혹자는 오히려 또 의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생각을 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의사가 이런 AI 를 잘 활용하여, 지금까지는 내가 나의 지식과 나의 경험으로 진료를 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이런 AI 를 통해서 좀 더 잘 판단하고 예측하고 또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AI 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좀더 효과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쪽으로 발전한다면 오히려 다양한 기회들이 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즉 우려할 부분들도 많이 있지만 오히려 우리가 이 기회를 잘 활용해서 의료진,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의료비용을 줄여나갈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 길에 많은 후배 의사들이나 동료의사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