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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7 | 제19권 1호 <통권71호>
2026년 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Webzine No.47 | 제19권 1호 <통권71호>
2026년 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이지은 대한내분비학회 수련위원회 간사
2026년 3월 22일 일요일, 매년 연수강좌 시기마다 겹치던 서울 마라톤이 올해는 한 주 일찍 치러진 덕분에 예년보다 훨씬 쾌적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강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매년 이맘때면 우리를 맞이하는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는 이제 내분비학회 회원들에게 단순한 행사 장소를 넘어,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최신 진료 지견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터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수련위원회는 2년간 총 4회의 연수강좌를 통해 내분비학의 기초부터 심화 응용까지 총망라하는 완성형 프로그램을 계획하였다. 지난해 ‘Basic’과 ‘Critical’ 과정을 통해 필수 개념과 응급 상황 대처법을 탄탄히 다졌다면, 올해의 화두는 바로 ‘Consultative Endocrinology’였다. 이는 내분비내과 의사로서 타 과의 자문에 응하거나 복합적인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를 대할 때, 어떻게 임상적 난제를 해결하고 명확한 전문적 식견을 제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강좌는 당뇨병, 부신/뇌하수체, 골대사, 갑상선의 총 4개 세션으로 기획되었으며, 실전에서 자주 접하는 복잡한 증례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청중의 몰입도가 상당했다.
당뇨병 세션은 단순히 외래 혈당 관리를 넘어, 타 과 입원 환자나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내분비 전문의가 제시해야 할 명확한 판단 근거들을 2025 KDA 진료지침 변경점과 함께 고찰했다. 특히 입원 환자에게 당뇨병은 단순한 동반 질환이 아니라 환자의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임상 변수임이 강조되었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경우, 입원 환자에게서 혈당 수치와 관계없이 euglycemic DKA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 등 자문 의사가 타 과 의료진에게 전달해야 할 필수 안전 수칙들이 공유되었다. 또한 수술 및 검사 시 약제 관리 원칙으로 SGLT2 억제제(수술 3일 전 중단) 및 GLP-1 수용체 작용제(수술 1주일 전 중단) 등의 세부 지침이 다루어졌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사용 시 인슐린 조절 전략 등, 자문 요청에 응하는 전문의들이 진료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실전적인 지견들이 오간 시간이었다.
부신 및 뇌하수체 세션에서는 타 과에서 흔히 의뢰되는 우연종, 고혈압, 월경 이상을 중심으로 자문 의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판단 기준들이 다루어졌다. 뇌하수체 우연종 협진 시에는 종양의 크기보다 환자의 증상과 호르몬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며, 판독이 모호한 경우 다학제 전문센터로의 적극적인 의뢰가 권고되었다.
이차성 고혈압에 대해서는 전체 고혈압의 5~15%를 차지하는 원인 질환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일차 알도스테론증은 저칼륨혈증이 없더라도 적극적인 ARR 선별검사가 필요하며, 갈색세포종(PPGL)은 발작성 증상과 혈압 변동성을 핵심 단서로 삼아야 함이 강조되었다. 산부인과에서 의뢰된 월경 이상 환자에 대해서는 계통적 접근 전략이 제시되었으며, 특히 다낭난소증후군(PCOS) 환자의 경우 불임뿐만 아니라 비만, 내당능 장애 등 동반될 수 있는 대사 이상에 대해 내분비 전문의로서 종합적인 관리가 병행되어야 함을 확인했다.
골대사 세션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타 분과와의 협업이 가장 빈번한 영역 중 하나인 MRONJ와 치료 반응 불량 환자에 대한 대처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MRONJ 예방의 핵심은 치료 시작 전 철저한 사전 위험 평가와 치과 협진에 있으며, 과거 관행적이었던 '휴약기(Drug holiday)'는 더 이상 일률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히 대두되었다. 자문 의사는 환자의 골절 위험도와 MRONJ 발생 위험을 동시에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휴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어지는 강의에서는 골다공증 치료 실패 및 무반응자에 대한 정의와 평가 방법이 논의되었으며, 골절 위험도 평가를 바탕으로 한 Sequential treatment의 효능과 적절한 교체 타이밍에 대한 최신 지견이 공유되었다. 이는 기존 치료에 반응이 충분치 않았던 환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실무적인 해법으로 청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갑상선 세션에서는 타 과 수술 전후의 기능 이상 관리와 갑상선 수술 합병증, 그리고 복잡한 검사 결과의 해석이 다루어졌다. 특히 이번 세션은 갑상선 외과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수술 합병증을 외과적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 수술 후 혈종으로 인한 급성 호흡곤란 발생 시 즉각적인 절개가 필요하다는 응급 대처법은 협진을 담당하는 내분비 전문의로서 환자의 경과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해주었다.
또한 갑상선 기능 검사(TFT) 결과 해석에 있어 단순히 수치에 의존하기보다 환자의 병력과 약물, 증상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전문적인 접근법이 공유되었다. 검사 오류가 의심될 경우 희석 검사나 PEG 침전법 등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내분비내과 전문의로서의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번 연수강좌는 'Consultative Endocrinology'라는 주제 아래, 우리가 가진 전문 지식이 타 과와의 협진과 환자의 안전한 치료 경로 설정에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이토록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신 원종철 수련이사님, 학회를 든든히 이끌어주시는 홍은경 이사장님, 박이병 회장님, 유성훈 총무이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모든 전문의가 기다릴 만한 실속 있는 연수강좌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번에 얻은 임상의 지혜들이 각자의 진료 현장에서 소중하게 쓰이길 바라며 참관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