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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E(European Congress of Endocrinology)
2018

류옥현(한림의대 춘천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금년 제20회 유럽 내분비학회 (European congress of endocrinology, ECE)는 5월19일부터 2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다. 10여 년 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유럽당뇨병학회에 참석한 이후 유럽지역 학회는 처음이어서 많은 기대와 설램을 가지고 출발했다. 금요일 저녁 바르셀로나 엘 프랏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휴대전화를 켜니 외교부에서 발송한 바르셀로나 지역에 대한 여행자제와 카탈루냐 독립 찬반 집회에 참여하지 말라는 알림 문자가 와 있어 조금은 놀랬다. 가우디의 아름다운 건축, 파란 지중해, FC 바르셀로나 등 익히 알고 있던 바르셀로나에 대한 화려한 이미지만 떠올리다 보니 스페인이 유럽 경제위기의 진원지였으며,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2017년 여름에 테러가 발생했고, 카탈루냐 독립관련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마찰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 같다.

  학회는 토요일 저녁에 시작되었다. 토요일 오전과 오후에 비타민 D, 비만, 갑상선 초음파, 내분비 암 관련 pre-congress course와 meeting도 있었지만, 바르셀로나까지 왔는데 가우디의 건축작품이라도 감상하고 싶어 오후까지 가우디 투어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투어 동안에 치안이 불안하다고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마냥 행복한 시간이었다. 저녁에 학회참석을 위해 컨벤션센터 입구로 들어가는데 보안검색이 이루어지고 있어 경고 문자의 의미를 조금은 실감할 수 있었다. Opening ceremony에서는 AJ Van der Lely 유럽내분비학회 회장의 인사말과 그 동안 유럽내분비학회 발전을 위해 공헌한 분들에게 명예 회원증 수여와 감사패 전달이 있었다. 이어서 학술위원장이 금년 학술대회의 중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Award lecture가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학회의 경우 시상은 보통 가장 마지막날에 하는데, 시상과 기념강의로 학회의 문을 여는 것은 참신하게 느껴졌다. Geoffrey Harris award는 우리나라 SICEM에도 초대되었던 미국의 Christos S Mantzoros 교수가 수상을 하고, ‘Novel pathways regulating neuroendocrine function, energy homeostasis and metabolism in humans’를 제목으로 에너지 대사에 있어 adipokines의 역할과 최근 FDA에서 lipodystrophy 치료에 승인된 leptin과 PPAR-γ modulator 3상 임상에 대해 소개해주었다. EJE (European journal of endocrinology) Award를 수상한 덴마크 Filip Knop 교수는 ‘A gut feeling about glucagon’을 제목으로 사람에서 글루카곤 분비의 생리적 조절 기전과 공복이나 흡수 후 상태(postabosrptive state)에서 글루카곤 농도를 결정하는데 있어 간과 위장관(gut)의 역할에 대해 강의하였다.

  이번 ECE에는 99개국에서 3200 여명이 사전등록을 하였다고 한다. 이는 2018년 SICEM 참석자보다 2배 가량의 인원으로, 학술대회의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7개의 plenary lecture, 30개의 심포지엄, 6개의 debate session으로 구성되었다. 내분비분야를 8개 (Adrenal, Bone, Diabetes/Obesity, Environment, Interdisciplinary, Pituitary, Reproductive, Thyroid)로 구분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는데, SICEM과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생식내분비나 부신, 뇌하수체 등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배정된 것을 알 수 있다. European Hormone Medal은 평생동안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에 대해 연구해온 Ilpo Huhtaniemi 교수가 수상 했다. 4-5개의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므로, 본인의 관심이나 전공분야에 따라 하나의 세션에만 참석하게 되므로, 놓쳐서 아쉽거나 반복해서 듣고 싶은 프로그램은 ECE on Demand에 접속해서 Webcast를 통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ECE에 참석하며 가졌던 나의 작은 목표는 가급적 부신 관련 프로그램에 모두 참석하고, 다른 분야에도 많이 참석하여 내년 SICEM에 참고할 만한 부신 관련 프로그램과 포맷을 찾아보고 초청 할만한 연자를 직접 접촉해 보는 것이었다. 학술프로그램 형식에서는 debate session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첫 번째 debate session은 일요일 정오에 열렸는데, adrenal vein sampling (AVS) VS imaging study관련 내용이었다 (사진 1). 공동 좌장이 간략하게 primary aldosteronism에 있어 AVS와 imaging study의 역할에 대해 overview를 한 후 청중들이 AVS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앱(app)으로 시행했다. 이후 찬성하는 연자와 반대하는 연자가 각각 자신의 논거를 피력했다. 다시 찬반 투표를 시행하여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고, 좌장과 연자들이 토론을 진행하며 청중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형식이었다. Guideline session에서는 ESE/ENSAT (European network for the study of adrenal tumor)공동으로 곧 발표될 adrenocortical carcinoma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소개되었으며 참석자들로부터 질문이나 관련된 의견을 수렴하였다. 세션 종료 후 전임 ENSAT 회장이며, 이번 가이드라인 작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독일의 Martin Fassnacht 교수를 만나 내년 SICEM에서 adrenocortical carcinoma 진료지침 강의를 부탁드렸으나, 아쉽게도 다음 날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번 학회에서 인상적이었던 몇 장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Interview with the ESE President 세션에서 사회자와 회장이 좌담 형식으로 학회의 비전을 회원들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학문 분야와의 융합, 후속세대 양성, 각국 내분비학회 및 산업계와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한 ESE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둘째, 월요일 점심 시간에 ESE 신규 회원과 회장과의 만남의 시간이 이었다. ESE 회장과 다른 나라에서 온 내분비 전공자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이 또한 후속세대에게 소속감을 고취시켜 학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생각되었다. 이번 학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 왔던 내용은 미국 Stravroula Kousteni 교수의 ‘bone regulates the brain’을 주제로 한 plenary lecture였다. 조골세포(osteoblast)에서 분비되는 Lipocalin 2 (LCN2)이 blood-brain barrier를 통과해서 시상하부의 melanocortin 4 receptor (MC4R)와 결합하여 food intake를 조절하며, 조골세포에서 LCN2의 발현을 억제시키면, 혈당, 체중, 지방량이 증가하고 인슐린분비가 억제되었다. 일요일부터 화요일 오후 1-2시에는 poster viewing 시간이 할애되어 있었는데, 제출된 초록 가운데 일부를 guided poster tour로 배정하여 발표 후 질의응답을 갖도록 구성되었다 (사진 2). 작년에는 포스터 대부분이 ePoster 형식으로 발표되었는데, 금년에는 출력된 포스터를 붙이도록 배려(?) 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내분비학회 회원들이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ECE에 참석할 수 있었다.

  화요일 오후 한국으로 출발하기 몇 시간 전 비행편이 취소되었다는 청천병력의 문자를 받았다. 머릿속은 온통 백지상태가 되어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온갖 걱정을 하며 공항에 도착한 후 항공사 카운터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발견하고 나도 무작정 줄을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10여 분 후 다른 비행 편으로 예약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바르셀로나 학회 참석기간 동안 내가 겪은 가장 강렬한 추억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내년 제21회 ECE는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리옹(Lyon)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내년에도 많은 회원들이 ECE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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