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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nd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EASD) annual meeting

한유진(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2016년 52회 유럽당뇨병학회 학술대회 (EASD)가 독일 뮌헨에서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에 걸쳐 개최되었다. 참석 소식을 듣고 올 여름에 뮌헨에서 발생한 테러와 독일로 몰려든 난민들의 사건들로 안전에 대한 걱정과 추석 명절을 가족과 보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겹쳐졌다. 하지만 막상 뮌헨에 도착해 보니 맑은 날씨와 깨끗한 거리, 생각보다 상냥했던 뮌헨 시민들로 걱정과 아쉬움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안도와 기대의 긍정적인 생각들로 바뀌었다.

  EASD는 1965년부터 시작하여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참가하는 연구자들을 위해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며 올해에도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일요일 밤에 뮌헨에 도착하여 시차적응 때문인지 월요일 새벽에 일어나 일찌감치 짐을 챙겨 포스터 전시를 위해 길을 나섰다. 첫날이지만 학회장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본격적으로 EASD가 시작되기 전 열린 symposia 몇 개를 들었는데, 간단한 퀴즈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퀴즈 진행하기에 앞서 휴대폰 어플을 통해 참석자들의 분포도를 조사하였는데, 응답자 중에서 당뇨병 전공자는 단 10% 내외였고, 30% 정도가 내분비 전공자들로 EASD가 당뇨병 연구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내분비 연구자들이 모이는 자리였음을 알 수 있었다.

  올해 Claude Bernard Award 수상자는 오스트리아의 Mark E. Cooper로 ‘Uncomplicating diabetes: interactions between metabolic and haemodynamic signaling pathways in the pathogenesis of diabetic complications’라는 제목으로 현재까지의 연구를 발표하였고, 말미에는 당뇨뿐만 아니라 당뇨 전단계가 가지는 위험성까지 강조하였다. 작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51회 EASD에서도 SGLT2 inhibitor연구 결과에 대한 기대와 열기가 굉장했었는데, 올해에도 이러한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Oral poster session 중 3개 이상이 SGLT-2 inhibitor 주제로 열렸으며, 특히 SGLT-2 inhibitor: metabolic effects는 oral presentation 임에도 불구하고 Meyerhof 홀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그 열기가 대단했다. 개인적으로도 실제 진료실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비교적 새로 나온 약제라서 부작용이나 long-term effect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처방하는 약 중에 하나인데, 그 자리에 모인 다른 연구자 분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발표 하나하나마다 질문이 너무 많이 쏟아져서 선착순으로 질문을 해야 했고, 마지막 몇 개의 질문들은 끊기기 일쑤였다. SGLT-2 inhibitor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보고되는 DKA나 bone fracture 발생률은 생각보다 real world setting에서는 많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념해야 할 사항이라 생각이 되며 renal function decline 와 cardiovascular risk 에 대한 영향들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좀 더 장기적인 결과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세션 중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는 SGLT-2 inhibitor를 사용하면서 증가되는 ketone body를 liver의 lipid oxidation과 연관하여 발표한 Metabolic mechanisms of increased plasma ketones with dapagliflozin 이었다. SGLT-2 inhibitor를 사용하면 plasma glucose가 감소되고 감소된 intracellular glucose 및 glucose oxidation이 long chain fatty acid oxidation을 증가, Acetyl CoA 와 CPT-1 activation을 상승시켜 결론적으로 ketogenesis을 일으킨다는 것인데, 현재까지 SGLT-2 inhibitor가 DKA를 발생시키는 기전에 대한 명확한 결과가 없어서 이번 연구 결과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SGLT-2 inhibitor 뿐만 아니라 GLP-1 agonist에 대한 포스터 및 oral presentation도 역시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once weekly GLP-1 agonist는 여러 연구들에서 지속적으로 혈당 및 체중 감량, 그리고 저혈당 위험성 감소를 나타내어 추후 좋은 치료제로서의 청사진을 보여주었다.

  다른 유럽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뮌헨에는 유명한 미술관들이 몇 개 있는데, 올해 EASD에서는 화요일 저녁을 museum day로 7시부터 10시까지 Moderne Pinakothek, Lenbachhaus, Museum Brandhorst, State Collection of Egyptian Art의 4개의 미술관을 학회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개장하였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열린 학회에서는 열심히 공부를 하고 난 뒤 저녁, 미술관에서의 좋은 작품 감상은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여독을 달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 행사는 참가자들에게 금번 학회를 학술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더욱 풍요롭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EASD는 초록 제출을 하고 presentation으로 선정이 되면 정해진 시간 및 자리에서 각자의 발표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규칙을 어기면 향후 3년간의 해당 기관의 EASD 발표가 금지되는데 올해 냈었던 초록이 모두 accept 되어 withdrawal 신청을 하였지만, 이미 withdrawal 하기에는 늦었으므로 모두 발표를 해야 한다는 EASD 사무국의 답변을 받아 되어 제출했었던 3개의 초록을 모두 발표하게 되었다. (그림 5. 전시했던 포스터) 개인적으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하게 되는 것이라서 작년보다는 덜 긴장하였지만, 3개의 포스터 발표로 마음의 부담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발표 준비를 하면서 예상되는 질문 및 부족한 부분까지 생각하는 기회가 되어 논문 내용을 좀 더 심도있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늘 차봉수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듯이 포스터 발표에 오는 사람들은 그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 날카롭고 예리한 핵심적인 질문들을 던지기 때문에 발표 자체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올해도 포스터 당 네다섯 개의 질문을 받았는데, 대부분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몇몇 질문들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라 신선하게 다가왔고,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한 번 더 확인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연구 의욕이 더 고취되었던 기회였다.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보다는 강의 숫자도 적고, 발표 내용들이 대부분 실험적인 것들이거나 pilot study 인 경우들이 많지만, 젊은 연구자들이 본인의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그 분야의 유수한 전문가 교수님들과 열띤 토론을 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EASD의 강점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적극적인 연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음은 확실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렇게 EASD에 참가하여 공부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신 본원 내분비내과 이명식 교수님, 차봉수 교수님, 강은석 교수님, 이병완 교수님, 그리고 이용호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더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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