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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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가톨릭관동의대)

올해 50th annual meeting of EASD(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는 2014년 9월 15일~19일에 걸쳐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 열렸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지 100년이 되는 해인 2014년에 전쟁의 가장 중심에 있었던 오스트리아에서 EASD가 열리는 것이 의미심장한 것 같았다. 학회 첫날 Presidential Address에서 Boulton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1차 세계대전 당시 4년여간의 전쟁 기간 동안 1700여만명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어 평균적으로 매년 425만명이 사망했는데, 현재 매년 당뇨병과 관련되어 사망하는 환자수가 이에 버금간다는 것과, 당뇨병의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는 지금의 현실은 우리가 당뇨병과의 끊임없는 전쟁 중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이번 EASD는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양한 주제의 흥미로운 강의들과 연구 결과들을 듣고, 보고, 함께 토론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들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스트리아의 여러 역사의 유산들과 자연환경 및 그들의 삶의 여유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ASD는 ADA(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의 scientific session과 비교해볼 때 학회 프로그램에서 구연발표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 같다. 또한 선정된 모든 포스터들은 ADA에서는 일부만이 guided audio tour로 진행이 되지만, EASD에서는 모든 포스터들이 정해진 스케줄에 맞추어 발표와 질의 토론이 진행이 된다. 이 때문에 관심있는 주제를 모두 다 들으려면 무척이나 꽉 짜여진 스케줄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무척이나 여유있는 스케줄이 될 수도 있는 학회인 것 같다.
이번 EASD에서는 6개의 강의실에서 당뇨와 관련된 전 분야에 걸쳐서 30여개의 주제로 강의들이 진행이 되었고, 1332개의 초록이 구연(264개)과 포스터(1068개)를 통해 발표가 되었다. 듣고 싶은 강의와 발표는 많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이 되는 관계로 실제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강의는 몇 개 되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나마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필자는 포스터 발표와 구연 발표 모두 학회 끝나기 하루 전인 목요일에 잡혀있어서 학회기간 내내 그리 마음이 편한 시간을 보내기는 쉽지 않았지만, 오스트리아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기는 싫었기에 조금씩이라도 짬을 내어서 비엔나의 명소들을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나 EASD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주요 박물관들의 관람 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해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주어서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었다. 비엔나 중심부에 있는 성스테판 성당은 성당 외관 전체를 사진 한컷안에 넣기가 힘이 들 정도로 웅장하였고, 유럽의 역사 한 가운데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엄을 볼 수 있는 여름별장인 쉔부르 궁전은 합스부르크 왕비인 마리아 테레지아와 그 일가의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비엔나의 유력자였던 오이겐 폰 사보이 공이 여름 별장으로 사용하던 벨베데레 궁전에 전시되어 있는 클림트의 여러 작품들과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키스’를 보면서 자신의 내면과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저렇게 작품으로 표현해내는 예술가들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학회를 통해 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의 강의와 발표를 듣고, 또한 본인 역시 발표를 하면서 진행해오던 연구에서 어떤 부분의 보완이 필요한지,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를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제일 큰 수확이라고 생각되며, 잠깐이나마 돌아본 오스트리아의 모습을 통해 느낀 그들의 꾸준함과 여유로움,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항상 급하고, 빨리빨리를 외치며, 무엇엔가 쫒기는 듯 살아가고 있는 나의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내년 EASD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고 한다. 그 때는 더 많은 한국의 연구자들이 많은 연구의 실적을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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