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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브리그엄 앤드 위민즈 병원 연수기

전언주(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2016년 8월 말 병원을 바람처럼 떠나와 시간을 때론 더디게, 때론 찰나에 불과한 순간 들을 보내고 한국을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잠시 여행을 떠나는 듯 2017년 8월 보스턴을 떠나왔다. 한국에서 늘 시간에 쫓겨 생활하긴 하지만 기한이 없었던 삶과는 달리, 보스턴에서는 한정적인 시간을 쓰며, 정해진 시간이 다가오는 삶을 살아본 특별한 시간이었다.

  미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의 매사추세츠 주에 속하는 보스턴은 영국의 청교도인들이 이주해 오면서 형성된 영국 풍의 도시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의 하나이다. 벽돌로 지어진 100년이 넘은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언제부터 그 곳에 있었을지도 모를 키 큰 나무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다람쥐, 차로를 줄지어서 건너가는 오리 가족 등이 잘 어우러져 미국의 여느 도시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보스턴은 학술과 교육의 도시로 유명하며, 미국 독립 혁명의 불꽃이 피어오른 역사와 정치의 도시이기도 하다. 하버드 대학교를 비롯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등 유명한 대학을들이 일찍부터 설립되었다. 이곳은 한국의 많은 선생님들이 연수지로 오는 곳이다. 보스턴은 지리적 환경으로 보면 서울의 한강처럼 찰스 강이 도시 가운데를 흐르며 강북은 캠브리지, 강남은 보스턴으로 나누어지며, 동쪽은 북대서양 해안을 접하고 있어 부산과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 생활을 해보니 너무 정신없이 분주하지도 않고, 아주 조용하지도 않고, 교육열이 높은 도시의 분위기는 대구에 더 가까운 거 같다. 단과 및 종합대학교가 50여개 인근을 모두 포함하면 100여 개의 학교가 있다고 한다. 평소 연수를 가게 된다면 막연히 친구네 가족이 정착해서 살고 있는 보스턴으로 생각하고 있어 틈틈이 기초실험실로 알아보았으나 여의치 않던 중 비만학회활동으로 뵙게 된 인하의대 김소헌 교수님의 도움으로 브리그엄 앤드 위민즈 병원 Jorge Plutzky 교수님과 인연이 되었다.

  1년간 지내게 된 실험실(New research building, NRB)은 보스턴생명과학센터(Center for life science boston, CLSB) 건물과 마주보고 있으며 이 두 곳은 롱우드 메디컬 지역의 랜드마크로 저명한 실험실들이 들어와 있으며는데 늘 여러 학술 행사가 개최되며어, 미국 각 지역 및 세계 각국에서 온 연구자들로 항상 활기를 띠고 있는 곳이다. 수시로 저명한 연자들의 크고 작은 강의들은 온라인상에 스케줄이 공지되고, 따로 사전에 등록을 하지 않고도 연구자들에게 개방되어 있어 최신 연구 동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보스턴은 하버드대와 MIT 같은 대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고, 최근에 정부의 지원 및 기업의 투자의 결과로 바이오 의료 분야의 연구 기관, 벤처기업, 글로벌 제약사 등이 곳곳에 산재하여 있으며 서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바이오산업 육성의 결과 보스턴은 2016년 미국 10대 바이오 클러스터 중 1위를 차지하였고, 2005년 이후 5만 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 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도 신축 건물 들이 곳곳에 건설되고 있다. 겨울이 되어 집 주변 Longwood의 나뭇잎 들이 떨어지고 나니 멀리 실험실 건물을 볼 수 있었는데, 저녁이 있는 삶이 있다는 여느 미국과는 달리 밤늦게 까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Jorge Plutzky 교수님은 심장내과 전문의로 심혈관 질환 예방 프로그램의 디렉터로 대사질환, 동맥경화,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전사인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심장내과 의사로는 처음으로 FDA의 내분비대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내가 갈 무렵에 실험실에서는 Epigenetic regulation에 관여하는 Bromodomain and extra-terminal(BET) protein을 억제하는 BET inhibitor가 암 억제 후보물질로 알려지며 이를 가지고 atherosclerosis 와 adipocyte differentiation 에 역할과 관전 조절 인자를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과거와 달리 현재 미국에 한국인 유학생은 줄고 있다고 한다. 반면 중국이 개혁ㆍ개방의 노선을 채택한 후 40년이 되어가는 중국은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 유학 및 연수 기회를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어 미국 내 외국인유학생의 약 1/4 이 중국인이라고 한다. 중국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도 한 목몫하여 엄청난 인적 자원들이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보스턴도 예외는 아니다.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중국인들이었고, 학계에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을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삶은 구글과 아마존 전후가 상당히 차이가 있다. 특히 단순한 빅 데이터를 넘어선 스마트 데이터 관리를 구축하며 4차 산업 그 자체를 상징하는 기업이 된 아마존은 있는 삶은 미국인들의 생활 패턴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추후 이런 변화들이 앞으로 여러 분야는 물론 국제 사회 전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돌이켜 보면 정착시간을 짧게 1개월로 계획하였으나 여느 선생님들 말씀처럼 3개월쯤 걸린듯하다. 짧은 가을은 유독 눈부신 샛노란 단풍이 산뜻한 가을을 선사하였지만,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는 11월부터 미동부의 매서운 겨울이 시작되었고 지난해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6월까지 두꺼운 옷을 벗지 못했다. 말로만 들어온 snow storm을 처음 경험했을 땐, 눈이 중력에 의한 단순한 낙하가 아닌 좌우로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자연재해에 둔감했었는데 새삼 자연 앞에서 숙연해진다. 선선한 여름 또한 푸른 녹음과 함께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였다. 늘 대프리카에서 혹독한 여름을 지낸 나로서는 여름 또한 즐길 거리가 많았다. 보스턴은 제2의 고향으로 기억될 것이다. 같은 시기에 연수를 나오며 늘 의지가 많이 되었던 올랜도 김미경 교수, 보스턴에서 생활을 풍성하게 해주신 이시훈, 김상수, 전성완, 이종순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해외 연수기간동안 배려해주신 내분비내과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1800년대 보스턴


NRB 1층 Joseph B. Martin Conference Center, HMS교수님과 연구원들과 함께(하버드 의과대학 앞 )

J.P.Licks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2017년 2월 브루크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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